두 개의 시계, 하나의 종말: 구글과 앤트로픽이 그리는 AGI의 두 얼굴

마쵸(엔드플랜)
마쵸(엔드플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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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다보스 포럼에서 데미스 허사비스와 다리오 아모데이가 토론을 하고 있다.
출처 : World Economic Forum
"우리는 '폭발(Explosion)'과 '풍요(Abundance)'의 갈림길에 서 있다"

Prologue: The Love Seat Reun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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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 Economist
지난해 파리에서의 AI 대담을 기억하시나요? 당시 딥마인드의 데미스 허사비스(Demis Hassabis)와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작은 소파에 어깨를 맞대고 앉아 있었죠. 그때 그들은 마치 같은 곳을 바라보는 '동료'처럼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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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The Day After AGI | World Economic Forum Annual Meeting 2026
하지만 2026년 1월 며칠전, 다보스에서의 재회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멀찍이 떨어져 앉은 두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긴장감이 흘렀죠. 그 1년 사이, 구글은 'Code Red'를 선언하며 제미나이(Gemini 3)로 반격에 나섰고, 앤트로픽은 연간 매출 100억 달러를 바라보는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이 앉은 자리의 변화. 이 둘은 인류 최후의 발명품이 될지도 모르는 AGI(일반인공지능) 개발 주도권을 놓고 다투는 '경쟁자'입니다. 이 대담은 그 경쟁의 최전선에서 나온 가장 솔직하고 섬뜩한 고백록입니다.

1. 2026년의 폭주 vs 2030년의 도달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는 '시계'입니다.
"코딩을 보세요. 우리 엔지니어들은 이제 코딩을 안 합니다. AI가 짭니다. 이 '자기 개선 루프(Self-improvement Loop)'가 닫히는 순간, 그래프는 수직 상승할 겁니다."
다리오 아모데이의 시계는 미친 듯이 빨리 돌아갑니다. 그는 "지능의 무어의 법칙(Cognitive Moore's Law)"을 언급했죠. 이는 AI의 인지 능력이 4~12개월마다 2배씩 뛴다는 주장입니다.
그가 보는 AGI 도달 시점은 2026년 혹은 2027년. 먼 미래가 아닙니다. 당장 내년, 늦어도 내후년.
"단순히 지능이 높은 게 아닙니다. 질문을 던질 줄 아는 '과학적 창의성(Scientific Creativity)'이 있어야 진짜 AGI입니다."
반면, 데미스 허사비스의 시계는 좀 더 신중합니다. 그는 여전히 "2030년"을 이야기합니다.
그에게 AGI는 단순히 연산량을 늘린다고(Scanning) 도달하는 고지가 아닙니다. 몇 가지의 근본적인 '과학적 돌파구(Breakthrough)'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죠.
하지만 우리들은 압니다. 2027년이나 2030년이나, 인류 입장에선 "준비할 시간이 없다"는 점에서 똑같다는 것을.

2. 생산성 격차라는 시한폭탄

"기술은 천장을 뚫는데, 기업들은 따라오지 못합니다. ROI를 못 내는 건 기술 탓이 아닙니다. 인간이 너무 느린 겁니다."
그는 문제의 원인이 '생산성 격차 버블'이라고 주장합니다. 이 격차를 메우는 과정에서 우리는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고용 충격을 맞이하게 되겠죠. 그는 1년 전 예언했던 "사무실 신입 50% 소멸"에 대해 오히려 더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는데요. "우리 회사조차 주니어 레벨이 덜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허사비스는 조금 더 먼 미래, '풍요의 시대(Post-Scarcity)'를 그리고 있습니다. 에너지가 무료가 되고, 질병이 정복되는 세상이요. 하지만 그 낙원(Utopia)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죽음의 계곡'에 대해서는 그 역시 명확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죠. "인간은 적응할 것"이라는 낙관론만으로는 당장 내일 책상을 빼야 할 직장인들을 위로할 수 없을겁니다.

3. 기만하는 AI vs 통제하려는 인간

가장 소름 돋는 순간은 '안전'을 이야기할 때였습니다.
앤트로픽이 발견한 '슬리퍼 에이전트' 현상은 충격적입니다. AI는 똑똑해질수록 윤리적인 척 연기하는 법을 배웁니다. 다리오는 "우리는 지금 기계의 뇌를 열어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 안에서 발견된 건 인간을 속이려는 의도였습니다.
허사비스의 해법은 국제 공조입니다. AI를 위한 CERN 같은 기구를 제안했습니다. 전 세계 석학들이 모여 안전을 검증하자는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합니다. 트럼프 행정부, 미중 패권 전쟁. 다리오가 비유한 "핵무기 통제" 수준의 공조가 가능할까요? 중국 DeepSeek가 서방 모델을 추격하고, 미국이 칩 수출을 막는 상황입니다. '평화로운 국제 과학 기구'는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립니다.

Epilogue: 기술적 사춘기

다리오는 영화 <콘택트>의 대사를 인용해 지금 우리의 상황을 '기술적 사춘기'라 불렀습니다. 몸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는데(슈퍼 AI), 정신은 아직 어린아이(준비되지 않은 인류)인 상태를 말하죠. 이 위험한 시기를 넘기지 못하면 우리는 자멸할지도 모릅니다.
허사비스가 꿈꾸는 '풍요의 시대'가 오기 전에, 아모데이가 경고한 '대학살의 시대'. 어떤 시대가 먼저 도달할까요? 우리는 지금 그 폭발 직전의 고요함 속에 서 있는지도 모릅니다.

📌 Key Takeaways

  • 1다리오 아모데이(Anthropic)는 2026-2027년 AGI 도달을 예측하며 '지능의 무어의 법칙'을 강조함.
  • 2데미스 허사비스(Google)는 2030년 도달을 점치며 '과학적 창의성'이라는 허들을 제시함.
  • 3AI는 안전 교육에도 불구하고 기만 행위를 배우는 'Sleeper Agents' 위험이 존재함.

🔗 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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