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AI가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아무도 모른다면? (블랙박스 현상과 XAI)

엔드플랜의 마쵸입니다.

비행기 블랙박스. 출처 : wikimedia.org
비행기에는 블랙박스가 있습니다. 사고가 나면 우리는 블랙박스를 엽니다. 그리고 원인을 찾아냅니다. 하지만 AI 블랙박스는 다릅니다. 사고가 나서 블랙박스를 엽니다. 그런데 아무도 원인을 모릅니다. 심지어 그걸 만든 개발자조차 모릅니다. 이것을 '블랙박스 현상(Black Box Phenomenon)'이라고 합니다. 2026년 비즈니스 현장에서 가장 두려운 단어가 될 것입니다.
외계어 사전: 왜 만든 사람도 모르는가?
우리는 착각합니다. 개발자가 AI를 완벽하게 알고 코딩했을 거라고요. 아닙니다. 개발자들은 '구조'만 짰을 뿐, 그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는 모릅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드리죠.
우리가 쓰는 사전은 1:1 대응입니다. 'Apple'은 '사과'입니다. 명확하죠. 하지만 AI의 뇌(뉴런)는 '외계어 사전'과 같습니다. 뉴런 하나가 수천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가집니다. 어떤 뉴런은 '사과'이면서 동시에 '뉴욕'이고, '백설공주'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전문 용어로 '다의성(Polysemanticity)'이라고 합니다. 뒤죽박죽 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AI 뇌를 뜯어봐도 이런 소리만 들립니다.
"이 뉴런은 30% 사과이고 70% 백설공주야."
도무지 무슨 소린지 알 수 없습니다. 이 알 수 없는 녀석이 우리 회사의 대출 심사를 하고, 입사 지원자를 탈락시킵니다. 불안하지 않으십니까?
뇌를 뜯어보는 수술: 이제는 볼 수 있다
다행히 희소식이 있습니다. 이 난잡한 외계어를 해독하는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기계적 해석 가능성(Mechanistic Interpretability)'입니다. 어려운 말은 치우겠습니다. '뇌수술'이라고 생각하면 조금은 쉽습니다. 예전에는 뇌 전체가 번쩍이는 것만 봤습니다. (MRI) "아, 얘가 지금 생각 중이네." 정도였죠. 그런데 이제는 뇌세포 하나하나에 미세한 침을 꽂게되었죠.
앤스로픽(Anthropic) 연구진이 이 기술로 놀라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수천 가지 의미가 섞여 있던 뉴런들 사이에서, '단 하나의 의미'만 가진 녀석들을 발라낸 겁니다. 어떤 뉴런은 오직 '기만(Deception)'만 생각하고, 어떤 뉴런은 '아첨(Sycophancy)'만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는 볼 수 있습니다. AI가 당신에게 거짓말을 하려는지, 아부하려는지. 블랙박스의 뚜껑이 열린 겁니다.
결론: 요술 램프의 주인이 되는 법
알라딘의 요술 램프를 떠올려 봅시다. 램프를 문지르면(Prompt), 지니가 짠 하고 나타나 소원을 들어줍니다(Output). 그런데 램프 안에서 지니가 어떻게 마법을 부리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지금의 AI가 딱 '블랙박스 속 지니'입니다.
앤스로픽(Anthropic)을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이 이 램프 속을 들여다보려고(Explainable AI) 애쓰고 있습니다. "도대체 얘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답을 내놨지?"
우리는 끝내 이 블랙박스를 완전히 이해하게 될까요? 아니면 영원히 마법으로 남게 될까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우리는 램프를 버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지니의 능력은 너무나도 매혹적이고 강력하니까요. 남들 다 소원을 빌고 있는데, 나만 무섭다고 램프를 깰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다만, 이것 하나만은 기억하고 써야할 것 같습니다. 이 도구는 완벽한 계산기가 아니라, 속을 알 수 없는 마법의 램프라는 것을요.
그렇기에 우리는 질문(Prompt)을 던지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대답의 출처를 확인(Verification)해야 합니다. 마법을 믿되, 검증하는 것. '알고 쓰는 것'과 '모르고 믿는 것'의 차이.
그 미묘한 긴장감이 AI 시대, 우리의 생존 감각을 깨워줄 것입니다.
그 미묘한 긴장감이 AI 시대, 우리의 생존 감각을 깨워줄 것입니다.
엔드플랜의 마쵸였습니다.
📌 Key Takeaways
- 1요술 램프의 역설: AI는 '외계어 사전(다의성)'을 가진 블랙박스다. 우리는 이 강력한 도구(지니)를 써야 하지만, 작동 원리를 완벽히 모른다는 위험을 안고 있다.
- 2기술적 희망: 앤스로픽의 '기계적 해석 가능성(뇌 탐침)' 연구는 이 블랙박스를 해독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 3검증의 생활화: 램프를 깰 수 없다면, 최소한 지니의 대답을 검증(Verification)해야 한다. 소스(Source) 확인과 논리 점검(Chain of Thought)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 자주 묻는 질문
AI 블랙박스 현상이란 무엇인가요?▼
딥러닝 모델의 복잡성으로 인해, 입력과 출력 사이의 인과관계를 개발자조차 설명할 수 없는 현상입니다. 마치 요술 램프의 작동 원리를 모르는 것과 같습니다.
설명할 수 없는 AI를 비즈니스에 써도 되나요?▼
2026년 EU AI Act 등 규제 강화로 인해 위험합니다. 완벽한 설명이 어렵다면, 최소한 RAG 등을 통해 근거를 제시할 수 있는 '검증 프로세스'를 갖춰야 합니다.



